안녕하세요, 오늘은 국내 증권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넥스트레이드(NXT)'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려 합니다. 3월 4일 출범을 앞둔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 ATS)인 넥스트레이드는 지난 70년 가까이 지속된 한국거래소(KRX)의 독점 체제를 깨뜨리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체거래소가 무엇인지, 어떤 배경으로 도입되었는지, 그리고 해외 사례와 비교하여 국내 증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 증권시장의 현주소. 70년 가까이 이어진 독점 구조
현재 우리나라의 증권거래시장은 지난 68년간 한국거래소(KRX)가 독점해왔습니다. 그동안 상장된 기업의 수도, 주식 계좌 수도 크게 증가했지만, 단일 거래소가 모든 거래를 독점하는 구조는 투자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제한적이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 다양한 시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모두 같은 기관 내에서 운영되는 구조입니다.
이에 반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체거래소 제도를 도입하여 정규거래소와 경쟁 체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미국의 경우 65개의 ATS가 존재하며 시장 점유율이 약 11%에 달하고, 유럽은 142개의 ATS가 18%의 시장 점유율을, 일본은 3개의 ATS가 1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진국 증시에서는 다양한 거래소가 경쟁하며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체거래소(ATS)란 무엇인가?
대체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 ATS)는 기존 정규거래소가 아닌 별도의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해 증권을 매매할 수 있는 거래소를 의미합니다. 국내 법령(자본시장법 제8조의2 제5항)에서는 "동시에 다수의 자를 대상으로 증권의 매매를 중개·주선·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대체거래소는 각 국가마다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유럽에서는 MTF(Multilateral Trading Facility), 일본에서는 PTS(Proprietary Trading System)라고 부릅니다. 명칭은 다르지만 기존 정규거래소와 함께 증권거래 시장에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는 점에서 그 근본적인 목적은 같습니다.
대체거래소 도입 배경과 경과
우리나라에서 대체거래소 도입에 관한 논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2013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13년 5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거래소 허가제와 ATS 제도가 도입되었으나, 실제로 10년간 인허가 신청이 없어 한국거래소의 단일시장 체제가 유지되어 왔습니다.
이후 추진이 지지부진하다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증시 거래 대금이 늘어나면서 논의가 활발해졌습니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2021년 금융투자협회가 보스턴컨설팅그룹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한 결과, 수익성 등 면에서 사업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한국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부산 지역의 반대 등 정치적인 이해관계도 얽혀 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22년 11월,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IT 기업·증권 유관기관 등 총 34개사가 협력하여 ATS 준비법인인 '넥스트레이드'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2023년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예비인가를 받아 2025년 3월 4일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해외 사례와 한국의 차이점
해외 주요국과 우리나라의 대체거래소 제도를 비교해보면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1. 운영 역사와 규모
- 미국: 1975년 증권거래 고정수수료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수수료 차별화를 추구하는 ATS가 등장했고, 2005년 최선집행의무가 제도화되면서 성장이 본격화되었습니다. 현재 65개의 ATS가 운영 중이며, 시장 점유율은 약 11%입니다.
- 유럽: 2007년 MiFID(금융상품투자지침) 제정으로 정규거래소 집중 의무제가 폐지되어 ATS가 발전했습니다. 현재 142개의 ATS가 운영 중이며, 시장 점유율은 약 18%입니다.
- 일본: 1998년 거래소 집중의무를 폐지하고 PTS 인가단위를 신설했습니다. 2000년대 초 10개의 PTS가 설립되었으나 다수가 폐업하고 현재 3개사가 영업 중이며, 시장 점유율은 약 11%입니다.
- 한국: 2013년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으나 실질적인 출범은 2025년으로, 해외 주요국에 비해 10년 이상 늦은 편입니다.
2. 거래 가능 종목
- 해외: 대부분의 국가에서 거래 가능한 증권이나 시장점유율에 대한 제한이 없습니다. 일본은 최근 법 개정을 통해 비상장주식, 투자신탁, 토큰증권 거래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 한국: 현재는 KRX 상장주권 및 증권예탁증권(DR)만 거래 가능하며, 시장점유율도 전체 15%, 종목별 30%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넥스트레이드는 초기에 10개 우량주부터 거래하고, 한 달 뒤부터 800개 종목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3. 거래 시간
- 해외: 미국의 Blue Ocean ATS는 야간시장(20:00-04:00을 운영하고, 일본의 Jappannext는 야간시장(16:30-06:00)을 운영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확장된 거래 시간을 제공합니다.
- 한국: 넥스트레이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총 12시간 주식 거래를 제공하며, 이는 현행보다 5시간 30분 늘어난 시간입니다. 프리마켓(08:00-08:50)과 애프터마켓(15:30-20:00) 시간을 추가로 운영합니다.
넥스트레이드 도입이 갖는 의미
넥스트레이드의 등장은 한국 증권시장에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거래소 간 경쟁을 통해 서비스 혁신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거래 시간 확대, 새로운 호가 방식 도입, 수수료 인하 등 투자자 친화적인 서비스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투자자의 선택권이 확대됩니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필요에 맞는 거래소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 더 효율적인 거래가 가능해집니다.
셋째, 국내 자본시장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해외 주요국들처럼 복수 거래소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넥스트레이드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기존 한국거래소와의 차이점, 그리고 실제 투자자들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